간판비리 공무원 사건 애먼 지역 업체에 ‘불똥’
익산시, 비위 재발방지 수의계약 강화 조치 발표하자 “지역 업체 죽이기” 볼멘 목소리
공사금액 2천만원→1천500만원 하향, 동일 업체 연 5회 7천500만원 이하 “과도한 제한” 반발
익산시청 간판비리 공무원 사건이 애먼 지역 업체들로 불똥이 튀고 있다.
익산시가 5급 고위직 사무관인 회계과장 최모 씨가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됨에 따라 재발 방지를 위해 강도 높은 수의계약 개편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지역 업체들로부터 “과도한 제한”이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시는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소액 수의계약 기준을 현 2천만 원에서 1천500만 원으로 하향하는 한편 ▲동일 업체와 계약 건수는 연간 5차례, 수주 금액은 7천500백만 원 이하로 제한하는 등 수의계약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 업체들은 “그야말로 비리는 익산시 공직사회가 저질러 놓고 선량한 지역 업체들을 마치 비위 온상인 냥 몰아 수의계약으로 옥죄려 하고 있다”며 “지역 업체 죽이기 개편”이라고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모 업체 대표는 “수의계약 2천만 원은 전국 룰이고, 그나마 영세한 지역 업체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돈이다. 그런데 무려 500만원이나 금액을 깎으면 실질적으로 남는 게 거의 없다. 지금도 인건비 남기는 수준인데, 앞으로 이렇게 되면 공사하고도 손해 보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 분명하다”며 “연간 수주건수도 5번, 7천500만원이면 아예 우리 같은 영세 업체들은 수의계약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같다”고 한숨 섞인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지역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는 수의계약 개편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시가 11일 발표한 개편 조치는 수의계약 금액을 2천만 원에서 1천500만 원으로 낮추는 것과 연간 수주 건수 5건, 7천500만 원 이하로 제한하는 외에도 강화된 부분이 많다.
수의계약 발주 권한을 현재 5급 과장급에서 4급 국장급 이상으로 높이고, 수의계약 선정 사유와 담당 공무원 정보를 시청 누리집에 공개하기로 했다.
또 농공단지 입주 기업 등 특례 적용 시, 직접 현장 실사를 통해 계약을 진행하고, 불법 하도급이나 외주 납품 등이 적발되면 계약을 무효로 하기로 했다.
퇴직공직자가 고용된 업체와 계약할 경우 이해충돌방지관에게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향응 수수 등 청탁금지법 위반 공무원은 직위해제·파면·5배 징계부가금 부과 등 최고 수위로 조처하도록 했다.
한 번이라도 비리에 연루된 업체는 모든 수의계약에서 영구 배제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수의계약 제도 개편은 단순한 개선이 아닌 익산시를 전국에서 가장 청렴하고 투명한 계약 행정의 표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선언"이라며 "수의계약을 둘러싼 모든 허점을 뿌리 뽑고, 단 한 건의 부패도 용납하지 않는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청렴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번 간판비리 사건은 공직사회에 뿌리 깊은 비위의 반증으로, 자정 노력이 급선무인데 되레 지역 업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 한 인상이 짙다”며 “과도한 제한은 오히려 지역 업체들의 수의계약 수주를 위축 시켜 지역 경기 침체 위기를 불러올 소지도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