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1-26(금)
 


이현환 교육장 1.jpg
전 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어라이즈교육연구소 대표

 

지난 3월 국내 한 전시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철없는 20대 남녀가 유명 그래피티(graffiti) 작가의 벽화에 낙서해 작품을 망친 황당한 사건이다.

 

전시 기획사는 경찰에 이들 남녀를 신고했다가 나중에 취하했다.

 

이들 남녀가 “벽에 낙서가 돼 있고, 붓과 페인트가 있다 보니 낙서를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한 말을 믿고 작품 훼손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판단으로 신고를 취소한 것이다.

 

지난 5월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국 거장 화백이 그린 억대의 예술작품을 어린 아이들이 훼손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 화백은 너그럽게도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며 용서했다.

 

이 사건의 과정은 이러했다.

 

아버지 손을 잡고 작품 전시관에 들어온 두 아이는 작품이 신기한 듯 손으로 만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작품을 밟고 올라서는 것은 물론 그 위에 눕기까지 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아버지의 행동은 가관이었다.

 

아이들의 행동을 말리기보다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있었던 것이다.

 

작품 옆에는 ‘눈으로만 감상해주세요’라는 주의 문구가 적혀있었고, ‘어린이가 올바른 관람을 할 수 있게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라는 안내문도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 부자의 눈엔 이 문구가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이들 부자의 무도한 행동에 작품은 심하게 훼손됐다.

 

미술관은 화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화백은 화내기는커녕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며 미술관을 다독였다.

 

그러면서 화백은 “애들이 뭘 압니까, 어른이 조심해야지. 그래서 더 이상 얘기할 것 없다”며 “나도 자녀와 손자들이 있기에 용서하고 싶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30~40년 전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 다오’라는 CF 광고가 있었다.

 

개구쟁이는 사전적 의미로 ‘철없이 짓궂은 장난을 즐기는 아이‘를 뜻한다.

 

장난이나 말썽을 피우는 것이 용납되는 아이를 일컫는 애칭(?)이기도 하다.

 

철없는 아이들의 조그만 잘못을 덮어주고 용인해 주는 어른들의 넓은 아량이 개구쟁이라는 단어에 녹아 있다.

 

하지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좋든, 나쁘든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이의 일탈(逸脫)된 행동을 “그냥 둬~, 아이니까 그러지~”라고 면죄부를 주면 이 아이는 남을 배려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피해를 주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혼신을 기울여 만든 작품을 훼손했음에도 너그러이 용서한 기획사와 화백의 아량은 좋은 미덕임에 분명하다.

 

철없는 아이들의 행동은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이를 방관하고 오히려 부추기듯 사진까지 찍는 아버지의 행동은 문제가 있다.

 

아이들의 행동을 만류하거나 바른 감상태도를 교육하기는커녕 그 모습을 사진 찍어주며 즐기고, “아이들이 작품을 만지면 안 되는지 몰랐던 것 같다“고 변명하는 아버지는 되지 말아야지 않겠는가.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을 아이에게 교육해야 할 책임은 부모와 어른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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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관람(觀覽) 예절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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