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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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어라이즈교육연구소 대표

 

어느 학교폭력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으면서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생각이 든 적 있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중 어느 한 쪽의 학생이 자살할 수도 있겠구나’고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댓글의 내용은 너무 악의적이었다. 갖은 욕설과 저주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악(惡)플(악성댓글)』이 난무했다.
 
과연 악플을 단 사람들은 가해학생이나 피해학생을 정죄할 정도로 깨끗하고 바른 사람들일까?
 
또 그들이 악플을 받는 당사자라면 수많은 악플을 감당할 자신이나 있을까?
 
지난달 한 여대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악플을 단 인터넷 이용자들을 처벌해 달라”는 단 한 장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이 여대생은 사망하기 전에 여러 차례 자신의 힘든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익명으로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런데 누리꾼들은 여대생의 심경을 이해하고 위로하기 보다는 “그냥 어서 조용히 죽어”, “말로만 죽는다 말고 그냥 좀 죽어” 등의 수많은 악플을 달았다. 결국 이 악플들은 여대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됐다.
 
댓글은 게시물 아래 남기는 짧은 글이다. 댓글은 주로 논리적인 반박 글이나 동의하는 글보다는 짧은 감상평 위주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일부 사람들은 자기편이 아니거나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별다른 이유도 없이 온갖 비난과 욕설 등 악플 다는 것을 당연시 한다.
 
악플은 주로 신문기사에 많이 달린다.
 
그 내용의 대부분이 자기 의견과 같으면 한없이 관대한 댓글을 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저주가 난무하는 악플로 일관한다.
 
악플은 익명성이라는 점을 악용해 상대방에게 모욕감이나 치욕감을 주는 폭력이요, 인격 살인이요, 범죄다.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연예인들 중에는 악플에 시달리다가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으로 활동을 중단하는가 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도 많지 않은가.
 
이제는 악플의 반대인 『선(善)플』을 생활화했으면 한다.
 
착한 댓글 선플은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또 칭찬받아 마땅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칭찬 댓글은 더 많은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힘을 주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밝게 만든다.
 
비판 댓글도 맹목적인 비난이 아닌 올바른 단어 사용과 정당성을 겸비한 비판이면 선플이 될 수 있다.
 
악플로 인해 상처받고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특히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우려가 있는 악플은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
 
청소년들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성장해야 할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네 편 내 편을 가르는 악플을 배격해야 한다.
 
그리고 선플 달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선플은 받는 사람, 보는 사람, 쓰는 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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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르는 『악(惡)플』,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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