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어타이어 인생”, 세상을 행복하게 한다
이현환 전 익산교육장의 세상 돋보기
‘스페어(spare).’ 영어로 ‘예비, 여분’이란 뜻이다.
사전적 의미는 ‘언제든지 바꾸어 사용할 수 있도록 늘 준비하여 두는 같은 종류의 물건’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예비용품이나 여분용품이 있으면 마음에 여유로움이 있고, 이 여유로운 마음은 상대방을 향한 배려를 가능케 한다.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는 자동차 스페어타이어는 몇 년 전만해도 운전자에게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소중한 것이었다.
자동차에 스페어타이어가 있다면, 우리가 입는 옷에는 그 옷에 달려있는 단추와 똑같은 보조단추가 있다.
스페어타이어나 보조단추는 때에 따라 매우 중요한 것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차의 트렁크 안이나 옷의 안단에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그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은 것들이다.
스페어타이어는 타이어가 펑크 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 되고, 보조단추는 그 옷의 단추가 떨어져 나가지 않으면 그 존재 가치를 잃게 된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30여 년 전이다. 지금은 문화가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 직장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그들끼리의 어울림이 있었고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어울림에서 소외되는 느낌을 받던 때였다.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음주, 흡연, 도박을 금하신 부모님의 말씀을 평생 동안 지켜온 터라, 음주자리 등에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직원 회식이 있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나는 술에 취해 흥겨워 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부러워(?) 하고 있는데, 술자리는 갑자기 조용해졌고 술자리에서 전화를 받으시던 교장선생님께서 술 취한 목소리로 나를 찾았다.
“내일 학교에 교육부에서 손님이 오신다는데, 오늘 저녁에 학교교육현황을 소개하는 브리핑 차트를 준비해서 발표하라”는 것이다.
갑작스런 일이었지만 이 말을 들은 나는 행복했다. 스페어타이어와 보조단추처럼 아무 일이 없을 때는 관심 밖의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학교에 특별한(중요한) 일이 생기자 많은 직원들 중에 나를 먼저 찾아주는데 대한 감사함 때문이었다.
세상에는 ‘꼭 있어야 할 사람, 있으나마나 한 사람,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할 사람’이 많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에 학교에서도‘있어서는 안 되거나,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아니라 ‘꼭 있어야 할 사람’이 되라고 교육한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도 않고, 눈에 띈다 해도 무심코 넘기기 쉽고, 어쩌다 옷을 입을 때만 살짝 보이는 보조단추 같은 인생!
행 중 타이어 펑크로 위급하거나 곤란할 때만 필요한 스페어타이어와 같은 인생은 이 세상에 ‘꼭 있어야 할 사람’이다.
‘꼭 있어야 할 사람!’ 그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스페어타이어 인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요,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