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이현환 교육장 1.jpg
전 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어라이즈교육연구소 대표

 

참혹한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라이언 집안의 5형제가 모두 참전하고 이 중 4형제가 전사해 라이언 일병 혼자만 살아남게 되는데, 이를 알게 된 정부가 지휘관에게 라이언 일병을 찾아 집으로 보내라는 특명을 내리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임무를 맡은 지휘관은 일곱 명의 병사를 이끌고 생사가 불확실한 라이언을 찾아 최전선으로 향한다. 
 
“한 녀석을 구하러 여덟 명이 목숨을 거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해?”
 
한 병사의 이 같은 넋두리는 인간 생명의 소중함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말해주는 듯하다.
 
생사를 가르는 이러한 갈등 속에서도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대원들은 지휘관의 명령을 수행한다.
 
라이언 한 명을 구하는 과정에서 6명의 대원이 전사하고, 결국 라이언 일병과 2명의 대원만이 살아남는다.
 
라이언 일병 구출작전은 전쟁의 효율성을 따진다면 있을 수 없는 무모한 작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이 영화를 감상하면 이러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이해되기도 한다.
 
생명이 무참히 짓밣히는 전쟁통에서도 한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하는 이 순간, 한 가지 안타깝고 놀라운 사실이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 13년간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OECD국가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평균이 11.2명인데 우리나라는 26.6명(2018년)이라는 통계도 있다.
 
세계 각국에서 연구한 자살 원인에 대한 자료를 보면, 텔레비전이나 신문, 영화 등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는 유명 인사의 자살이 자살 증가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더군다나 유명인의 자살을 미화하거나 이를 영웅시하는 것은 대중들로 하여금 자살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하고, 자살 충동 억제력을 약화시켜 자살로 이어지게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혹자는 국민의 행복지수가 낮으면 자살률이 높다는 주장을 한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세계 153개국 중 61위다. 이는 대다수 한국인은 행복하지 않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도 OECD국가 중 하위에 속하고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자살 이유가 개인의 연약함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으나, 우리 사회에서 이따금 일어나는 유명인들의 자살 영향이라는데도 주목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청소년들이 존경하고 닮고 싶어 하는 최고의 인기 연예인이나 기업인, 정치인, 학자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자살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청소년 자살예방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에선 청소년들에게 어렵고 힘들어도 죽음(자살)을 선택하지 말고 참고 인내하면 좋은 결과가 주어진다고 힘주어 교육하고 있다.
 
그런데도 매스컴을 통해 유명인들의 충격적인 자살 소식이 전해질 때면 청소년 자살예방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할 말을 잃게 된다.
 
동조 자살, 모방 자살을 의미하는 'Werther effect(베르테르효과)'는 자신이 모델로 삼거나 존경하던 인물, 또는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인들이 자살하는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는 심리적 상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심리적 현상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그 가능성이 매우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죽음(자살)이 있을 때마다 베르테르효과가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효과적인 청소년 자살예방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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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살예방교육'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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