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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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어라이즈교육연구소 대표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이 사자성어의 유래는 이렇다.
 
어느 날 배나무밭에서 일하던 농부는 탐스럽게 잘 익은 배 하나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봤다.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배가 속절없이 땅에 떨어진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던 순간. 때마침 배나무에 앉아있던 까마귀가 힘찬 날갯짓 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를 본 농부는 ‘까마귀 때문에 배가 떨어졌다’ 생각하고 까마귀를 원망했다.
 
사실 까마귀가 날아간 것과 배나무에서 배가 떨어진 것을 인과관계라 할 수 없지만,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는 사람들은 농부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옛 성현들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라’며 오해를 일으킬 행동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하면 오해를 부를 수 있으니 매사에 조심하라는 뜻이다.
 
어느 날 임금님 앞에 붙들려온 죄인이 자기의 죄를 변명했다.
 
“임금님, 제게 죄가 있다면 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교훈을 지키지 않았을 뿐입니다.”
 
한 학생이 화단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려고 화단 안으로 한 발을 내디뎠다.
 
이를 본 선생님은 “왜 화단에 들어가느냐”며 야단을 쳤다. 학생은 쓰레기를 주우려 했던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선생님의 꾸중이 억울했다.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의혹(疑惑)’과 ‘의심(疑心)’이란 말을 자주 접한다.
 
의심은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으로 주관적인 것이고, 의혹은 ‘의심하여 수상히 여기는 것’으로 객관적인 것이다.
 
공직 후보자 청문회에서 의혹이 제기되면 “단순히 의혹일 뿐 실제(實際)가 아닌 중상모략이라며 억울하다”고 항변하는 후보자의 모습을 종종 본다.
 
'군자는 일이 벌어지기 전에 방비하고(君子防未然), 의심받을 곳에 서지 않는다(不處嫌疑間)'고 했다.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스스로 경계(警戒)하고 성찰(省察)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금(昨今)에 일어나는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바라보는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당하고 싶은 말이다.
 
청소년들이 의심받을 자리에 있지 않고, 있는 자리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잘 감당하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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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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