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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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어라이즈교육연구소 대표

 

제1차 세계대전이 치열했던 1914년 12월 24일 밤은 살을 에는 추운 성탄 전야였다.

 
당시 벨기에 이프로 전장(戰場)에서는 독일군과 영국군이 불과 몇 미터 사이를 두고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추위에 떨며 참호 속에서 적의 공격을 대비하던 그때, 영국군 병사들에게 귀에 익숙한 노래가 들려왔다.
 
독일어로 들려온 노래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왕이 나셨도다.”
 
영국군 병사들도 잘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롤이었다.
 
그 순간 영국군은 독일군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자 일제히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때 한 독일 병사가 자그마한 크리스마스트리를 들고 참호 밖으로 올라왔다.
 
뒤이어 양측의 수많은 병사들이 비무장 상태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들고 서로에게로 다가갔다.
 
적으로 대치하는 곳에서 마주친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언어는 달랐어도 “메리 크리스마스”하며 크리스마스 선물도 교환했다.
 
양측 군 지휘관들은 전사자들의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휴전을 합의했다.
 
이들은 전투식량을 나누어 먹고 기념사진을 함께 찍으며 살아남아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이날의 자발적인 휴전은 독일군과 영국군, 벨기에군, 프랑스군이 서로 대치하고 있던 서부전선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적이지만, 이날만큼은 크리스마스 정신으로 함께했다.
 
크리스마스 정신은 ‘하늘엔 영광, 땅엔 평화’다.
 
이웃사랑과 평화와 화해를 선포한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이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보수와 진보, 민족 간의 갈등과 대립, 경제적 빈부의 격차와 정치적 분쟁 등으로 나누어진 사회의 양극화다.
 
상대방을 이해하기보다는 자기주장만 강한 지도자들을 보노라면 참으로 안타깝다.
 
이제는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회복하여 진정한 평화와 화해의 지도자로 청소년들의 표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0년 예수그리스도의 성탄일에는 1914년 이프로 전장에 있었던 크리스마스 정신이 우리 모두에게 되살려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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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1차 세계대전 때의 '성탄절'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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