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5-05(수)
 

관리 손길 미흡 대나무숲에 가려져 ‘옥에 티’… 관광자원 활용 못 해 아쉬워

 

신축년 설날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밤 11시. 금마면 구룡마을에 있는 ‘뜬바위’에 네 사람이 모였다.


‘섣달그믐날 자정(음력 12월 30일 밤 12시)이면 바위 윗돌이 떠 명주실이 통과한다’는 뜬바위의 전설을 확인하고자 모인 ‘전설 탐사대’.


바로 송태규 원광중학교 교장(시인, 수필가)과 채한병 전 특전사 천마부대 주임원사(유튜버), 김상권 신림조경 대표(어양동 오수장어 대표), 그리고 기자(우창수 오늘익산 발행인)다.


원래는 같은 모임 멤버인 고기훈 원음방송 프로듀서도 함께 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방역수칙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따라 4명만 탐사에 참여했다.


탐사대는 얼마 전 익산 이야기를 하다가 만들었다. 만날 때마다 익산의 숨은 자랑거리를 발굴해서 홍보하자고 의기투합한 첫 실행이 바로 뜬바위다.


뜬바위는 미륵산 아래에 있는 금마면 구룡마을 바로 위에 자리하고 있다.


뜬바위는 10년 전만 해도 둘레길에서 잘 보였지만, 지금은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탓에 대나무숲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다른 지자체는 없던 것도 새로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모으려 애쓰는데, 익산시는 있는 관광자원도 제대로 관리 못 하고 방치하고 있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이 뇌리에 꽂혔다.


사실 금마면 구룡마을은 면적만 5만㎡에 이르는 ‘한강 이남 최대 대나무 군락지’다. 대나무로 유명한 전남 담양 ‘죽녹원’은 인공적으로 조성한 조림이지만, 구룡마을은 자생한 천연림이다.


인기 드라마 ‘추노’, 영화 ‘최종병기 활’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뜬바위는 무게가 수십 톤에 달하는 집채만 한 바위 2개가 얹혀 있다. 옛날 무덤인 고인돌 형태다. 그런데 안내판이나 전설에 고인돌이라고 쓴 글은 찾아볼 수 없다.


안내판 글은 이렇다.


『미륵산에 살던 힘센 장수가 바위를 집어다가 올려놓아서 생겼고, 윗돌 위에 장수가 오줌을 싸서 흘렀던 골과 반짇고리, 가위를 놓았던 가위자리 모양이 패어 있다.


베 짜는데 쓰는 북을 닮았다고 하여 ‘북바위’, 커다란 바위가 또 다른 바위 위에 얹혀 있다고 하여 ‘얹힌바위’, 윗돌과 밑돌이 떠 있다고 하여 ‘뜬바위’로 부른다.


평소엔 윗돌과 밑돌이 딱 닿아 있다가 섣달그믐날 자정이 되면 사이가 떠서 동네 사람들이 양쪽으로 명주실을 쥐고 두 바위 사이에 넣고 잡아당기면 걸리지 않고 통과한다.』


섣달그믐날 자정에 명주실이 통과한다는 뜬바위의 전설은 과연 사실일까.


뜬바위의 전설 탐사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워낙 대나무숲에 안내판마저도 깊이 가려진 탓에 마을주민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갔다. 만약 낮에 사전답사를 미루고 해 저문 밤에 찾았다면 낭패를 볼 뻔했다.


사전답사는 송태규 교장과 채한병 유튜버가 맡았다. 위치를 확인하고 안내방송분을 촬영했다. 드론을 띄워 멋진 항공촬영도 했다.


섣달그믐날 밤 11시. 설날 새 아침을 가족과 함께 맞는 것을 뒤로 한 채 모인 네 사람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태곳적 베일에 싸인 전설을 확인하는 순간이 다가올수록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음력 마지막 해의 순간과 설날 첫 순간이 교차하는 시각에 실이 윗돌과 밑돌 사이를 통과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했다.


준비한 낚싯줄을 바위에 빙 둘러서 하나로 모았다.


전설에는 ‘명주실’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바위의 날카로운 부분에 끊어질까 염려돼 일부러 잘 끊어지지 않는 8가닥 꼰 강한 낚싯줄을 준비했다.


그런데 이게 큰 패착이었다. 거친 부분에 낚싯줄이 자꾸 걸렸다. 주위에 벌목한 대나무를 쑤셔 걸린 줄을 빼내긴 했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걸림이 심했다.


자정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다급해졌다.


“부드러운 명주실을 준비할 걸 그랬네.”


뒤늦은 후회가 뒷머리를 때렸다.


이날의 전설 탐사는 일단 ‘전설은 전설일 뿐’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나름 보람이 컸고, 의미도 남달랐다.


우리가 직접 익산의 숨은 전설을 탐사했다는 자부심이 생겼고, 친한 형님동생들이 음력 새해 아침을 맞으며 서로의 안녕과 행복을 두 손 모아 기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리는 1년 후 뜬바위에서 다시 모이기로 했다. 그날은 낚싯줄이 아닌 전설 그대로 명주실로 도전하기로 했다.


탐사대는 또 스토리텔링을 겸한 관광자원 활용도 시도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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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그믐날 자정에 뜬다는 ‘뜬바위’의 전설 과연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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