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인데 주정차 위반 메시지’ 시민들 화들짝… 익산시는 ‘천하태평 탁상행정’
운전자 A씨, 황당 반 “차량번호판 위조 아닌지” 걱정 반
익산시, 확인도 않고 “간혹 CCTV 오작동” 탁상행정 민낯 드러내
A씨 “CCTV 점검 수리 않고 방치, 자칫 범죄 노출 위험 매우 높아”
자동차 주행 중인데, 갑자기 주차단속 알림 메시지를 받고 화들짝 놀라는 시민들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익산시는 별일 아닌 양 천하태평으로 일관해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21일 오전 10시께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 시각 여성운전자 A씨(52․남중동)는 운전대를 잡고 영등동 나이키매장 앞을 지나고 있었다.
그 순간 ☎063-859-7259로 전화가 걸려왔다. 스피커폰을 통해 들려온 음성 메시지에 A씨는 두 귀를 의심했다.
“안녕하십니까. 익산시 교통행정과입니다. 1XX누1XX2 차량이 주정차금지구역에 주정차 되어 있습니다. 즉시 이동바랍니다.”
혹시 ‘잘못 들었나? 스팸 아닌가?’ 싶었지만, 이 음성은 자동 ARS ‘주정차단속 알림서비스’였다.
음성메시지와 함께 온 문자 또한 ‘1XX누1XX2 차량 해당지역은 주정차금지구역입니다. 신속히 이동 바랍니다. -익산시-’라는 단속 예고였다.
A씨는 너무 황당했다.
‘나는 분명히 주행 중인데 무슨 주정차 위반을 했다는 거지?’
A씨는 어이없으면서도 내심 걱정도 됐다. 혹시 누가 자신의 차량 번호판을 위조해 범죄로 악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A씨는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려고 익산시 교통행정과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모두 통화 중이라며 다시 전화를 걸어달라는 답변만 되풀이됐다.
우여곡절 끝에 알게 된 사실에 A씨는 할 말을 잃었다.
익산시 관계자는 “간혹 주정차 단속 CCTV가 오작동 하는데, 차량이 신호대기 중일 때 주정차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자동으로 보내는 경우가 있다”고 전해온 것.
A씨가 걱정하고 있는 차량번호판 위조 여부는 확인도 않고, 간혹 있는 CCTV 오작동일 것이라고 미리 치부해버리는 익산시 관계자의 말에 그야말로 ‘천하태평 탁상행정’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A씨는 이어진 익산시 관계자의 ‘친절 실종 핑퐁행정’에 또 한 번 실망했다.
“실제 주정차 단속 CCTV가 오작동한 것인지, 아니면 차량번호판이 위조된 것인지 현장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 관계자는 “CCTV 관제센터에 직접 물어보라”며 A씨에게 떠넘긴 것.
익산시에서 문제를 일으켜놓고 바쁜 애먼 시민에게 일거리를 떠넘기는 시 관계자의 행태에 어이없던 A씨는 “시에서 알아보고 답변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못이긴 척 상황 파악을 한 시 관계자는 잠시 후 “주정차 단속 CCTV가 오작동한 것으로 확인 됐다”며 “그런데 보통 신호대기 중일 때 오작동한 것은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차량이 주행 중일 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신호대기냐, 주행 중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CCTV에 오작동이 있었으면 미리미리 점검이나 수리를 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당연할 텐데, 또 오작동이네 하며 방치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다행히 번호판 위조가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익산시의 태만행정에 자칫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있었던 문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