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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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산 최고 돈가스 맛 모현동 ‘별빛정원’
    소바와 카레 맛도 일품 식객들 발길 북적… 민화와 시 보는 재미도 쏠쏠 분명 시계는 오전 11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도 자리는 이미 꽉 차 있었다. 점심때도 되기 전에 이렇게 손님이 많은 식당은 코로나19가 생긴 이후로 처음 봤다. 대부분 무엇을 먹나 흘낏 보니 다양했다. 그 중엔 돈가스가 제일 많고, 그 다음으로 소바와 카레를 시켜 먹는 손님들이었다. 눈에 번쩍 띄는 장면은 바로 연령층. 돈가스는 두말 할 것 없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기메뉴란 걸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머리가 하얗게 샌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돈가스를 즐겨 먹는다는 걸 이날 처음 알게 됐다. “돈가스가 유명한 맛집인데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느냐”며 친한 동생이 점심 먹자고 데려간 식당의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 이곳은 모현동 ‘별빛정원’. 이편한세상 106동 옆 골목에서 현대2차아파트 사잇길 중간에 있는 작은 식당이다. 가족들이 좋아해 자주 온다는 동생은 나에게 안심 돈가스와 카레가 같이 나오는 세트메뉴를 시켜주었다. 잠시 후 나온 돈가스는 한눈에도 큼지막했다.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은 그야말로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이었다. 담백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메웠다. 작게 썰어 나온 깍두기는 느끼함을 잠재우며 돈가스 맛과 잘 어울렸다. 카레는 도톰한 고기와 채소가 듬뿍 들어가 맛이 일품이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카레 중 최고였다. 동생은 치즈 돈가스와 소바를 주문해 먹었다. 쫀득하게 늘어나는 치즈는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였다. 동생은 시원한 장국에 담겨 나온 소바까지 깔끔하게 해치우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곳 별빛정원 주인장 서호식·김숙 부부는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모든 음식을 직접 정성들여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돈가스에 들어가는 안심과 등심도 직접 다지고, 소바의 장국도 직접 끓여 만든다고 했다. 또 카레에 들어가는 고기와 채소도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 영양만점이라고 자랑했다. 맛은 정직한 법. 부부의 이런 마음까지 더해 별빛정원은 익산에서 꽤 유명한 맛집으로 소문나 있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는 물론이고, 가족 회식 장소나 연인들의 데이트코스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었다. 주인장 부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손님 발길 이어진다”며 “여름엔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손님들이 즐겨 찾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별빛정원이라는 이름은 꿈을 꾼 후 지었다고 했다. 부인 김숙 씨가 새가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길몽을 꾸었는데, 새를 별로 바꿔서 별빛정원이라 정해 2017년 2월 17일 개업했다고 했다. 개업 후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장사하고 있는 이유는 변함없는 맛이겠지만,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벽에 걸린 그림, 바로 ‘민화’다. 사실 부부는 문화예술가. 부군 서호식 씨는 서정시를 주로 쓰는 시인이다. 얼마 전엔 생애 첫 시집 ‘그대에게 물들기도 모자란 계절입니다’를 출간했다. 부인 김숙 씨는 민화작가다. 벽에 걸린 민화 여러 점을 그린 주인공이다. 이 민화들 이름은 ‘책가도(冊架圖)’. 책장과 서책을 중심으로 해 각종 문방구와 골동품, 화훼, 기물 등을 그린 그림을 말하는데, 김숙 씨는 꽃과 꽃병을 중심으로 책가도를 그리고 있다. 10여 년 민화를 그려온 김숙 작가는 2019년부터 2020년, 2021년 내리 3년 간 전국민화공모전에서 입상하면서 민화작가로 공식 등단했다. 공모전에서 입상한 민화들은 별빛정원 식당 벽에 내걸려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서호식 시인은 짧은 시들을 모아 테이블 위에 전시해볼 생각이다. 손님들이 잠시 잠깐 시를 읽고 교양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줄 요량이다. 별빛정원 2층은 ‘시암문화원’이다. 이곳은 부부가 시 쓰고, 민화 그리고, 교육도 하고, 문화예술가들과 교류도 갖는 장소다. 시암은 서호식 시인의 호. 시암은 ‘샘, 우물’의 전라북도 방언이다. 익산시 안심식당인 별빛정원 주소는 익산시 고현로 98-13. 영업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일요일은 쉰다. 문의는 ☎010-9219-7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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